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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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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무더위에 보양식 ↑…한우 이어 돼지·닭고기도 금값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5.26 09:19

한달 새 돼지고기 가격 30% 상승…닭 산지가격은 무려 96% 올라

금값 한우 '승용차와 맞먹는 가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한우값이 식탁에 올리기 힘들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이달부터 돼지고기 값마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때이른 무더위에 보양식 수요가 늘면서 닭고기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보합세를 유지하던 돼지고기나 한동안 하강 곡선을 그리던 닭고기 가격이 불과 한 달 사이 30% 가까이 뛰었다.

행락객이 점차 증가하고 일찍 찾아온 더위를 이기기 위해 보양식을 찾게 되면서 쇠고기 대체제인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 쇠고기 이어 돼지고기도 연일 상승세…구제역에 행락철 앞당겨진 탓

최근 들어 돼지고기 가격이 연일 고공 행진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쇠고기와 마찬가지로 돼지고기 상승세 역시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행락 인파가 부쩍 늘면서 돼지고기 수요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1㎏당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는 지난달 22일 바닥을 쳤다.

4200∼4300원에 거래되던 것이 주말을 앞두고 전날보다 360원 하락한 3958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돼지고기 값이 떨어지는 신호탄으로 여겨졌으나 불과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 평균 도매가가 4278원으로 회복, 바닥을 다진 이후 줄곧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 달만인 지난 24일 5120원으로 올랐고, 하루 뒤인 25일에는 5222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바닥이었던 지난달 22일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여 만에 무려 32%(1264원)가 올랐다.

소비가 늘어난 반면 출하 물량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황금 연휴(5월 5∼8일)를 앞뒀던 지난 4일 전국의 돼지 거래 물량이 1만3312마리에 달했던 것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20일 9722마리에서 23일 8206마리, 24일 7701마리로 줄었다. 올해 1∼4월 전북 고창과 김제, 충남 논산과 홍성에서 구제역이 발생, 3만3073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된 것이 영향을 줬다.

대한한돈협회 이민영 청주지부장은 "올해 전북과 충남에서 발생한 구제역 탓에 출하 물량이 다소 줄어든 반면 이른 더위로 행락철이 앞당겨지면서 소비는 늘어난 것이 가격 상승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무더운 날씨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행락객들의 수요 역시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여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 무더위에 ‘보양식’ 닭고기값도 ‘껑충’…더위 탓에 큰 닭 품귀 현상

쇠고기 가격 상승세는 닭고기 가격에도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보양식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가격 상승을 자극했다.

생닭 산지가격은 작년 12월 말 1600원대로 꽤 높은 수준이었다. 이때 전국의 사육 두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가량 많은 8200만 마리에 달했다.

사육 두수가 많다보니 산지 출하 가격이 올해 들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9일에는 1㎏당 729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양계농장들이 경영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으나 지난 13일 1076원으로 회복한 산지 닭값은 지난 24일에는 1430원까지 올랐다. 729원일 때에 비해 무려 96%(701원) 오른 것이다. 불과 보름 만에 이뤄진 일이다.

도축 닭 가격도 지난 13일 1㎏당 2992원에서 24일 3174원으로 올랐다.

다만 닭고기 가격은 단기에 급속히 오른 만큼 더는 오르지 않고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닭을 한 달 가량 키워 출하하지만 더위 탓에 제대로 크지 못했다"며 "닭고기 계열사들이 큰 닭을 비축하려고 앞다퉈 구매하다보니 가격이 급격히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수요가 늘긴 했지만 산지 가격이 보름만에 100% 가까이 급등한 것이 일반 소비층의 수요 급증에 따른 현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우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쇠고기를 닭고기와 달걀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지만 닭값 상승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군납으로 소비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전국 양계농가가 병아리 입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 한 생닭 산지가격은 당분간 15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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