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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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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부양은 가족책임" 16년새 30%로 ‘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5.24 09:04
보사연 보고서…‘부모부양은 사회의 책임’ 인식은 2%→52% 급증
‘장남이 부모부양 책임’ 22%→2% 급감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가족 해체, 핵가족화,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등으로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이 지난 16년간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부양의 책임이 가족에게 있다는 생각이 1990년대에 비해 90%에서 30%대로 뚝 떨어진 반면,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은 2%에서 절반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부양환경 변화에 따른 가족부양특성과 정책과제’(김유경 보사연 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부양의 책임자’가 가족이라는 인식은 1998년 조사대상의 89.9%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2014년에는 31.7%로 크게 줄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결과를 통해 분석한 결과다.

반면 사회 혹은 기타(스승, 선후배 등)가 부양의 책임이 있다는 생각은 1998년 2.0%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51.7%로 절반을 넘어섰다.

가족 중에서 부모부양을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그 사이에 확 달라졌다.

장남에게 부양의 책임이 있다는 인식은 1998년 22.4%였지만 2014년에는 2.0%로 극히 낮아졌으며 ‘아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응답 역시 7.0%였던 것이 1.1%로 줄었다. 대신 ‘자녀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인식은 15.0%에서 24.1%로 올라갔다.

보고서는 이처럼 부양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달라진 원인으로 1인가구의 증가와 가족해체의 심화를 들었다.

1인가구의 비중은 2000년 15.5%에서 2010년 23.9%로 늘었고 반면 확대가족(3세대 이상 거주)은 그사이 12.5%에서 6.2%로 감소했다.

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비중은 75.0%에서 66.6%로 감소한 대신 사별·이혼 가구는 각각 14.8%에서 19.0%로 늘어나는 등 가족주의가 약화됐다. 자녀와 부모가 동거하는 비중은 1998년 49.2%에서 2014년 28.4%로 줄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친밀도도 점차 하락했다.

보사연의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일주일에 한두번 이상 부모와 전화 통화하는 사람의 비중은 휴대전화 등의 보급으로 1998년 74.5%였던 것이 2004년 79.5%, 2008년 79.1%, 2011년 83.6% 등으로 높아졌지만 2014년 조사에서는 72.9%로 크게 떨어졌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전통적인 부양관은 효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부양에 집중됐지만, 가족주의 약화와 소가족화, 핵가족화,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가족부양이 감소하고 국가·사회에 의한 공적 부양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 부양은 국가가 책임을 지고, 정서적 부양은 가족이 담당하도록 공적 부양시스템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고령층의 고용을 개선하고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노후준비지원 프로그램을 내실화해 노부모의 경제 상황을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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