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버려지던 하수 슬러지, 저급 석탄, 음식물 쓰레기 등이 에너지 효율을 높여 연료로 재활용될 계획이다. 속초시 유기성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사진제공=에너지공단 |
[에너지경제 안희민 기자] 가까운 미래엔 전엔 외면되던 폐자원이 샅샅이 전기와 열로 바뀌어 우리 생활을 밝힐 전망이다.
하수슬러지, 수분함량 많은 석탄은 아무짝에 쓸모없는 말 그대로‘쓰레기’였다.
성분이 탄소여서 태우면 열을 낼 수 있지만 수분을 뽑아내는데 시간과 비용이 더 들었다. 그런데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이들을 연료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고 무엇보다 버려진 자원을 재활용해야한다는 경제적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 고수분 석탄, 더 이상 골치 아닌 효자 - 수분함량이 많이 종종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멈추게했던 ‘골치덩어리’고수분 석탄이 개량될 전망이다.
고수분 석탄은 발전소의 변환효율을 저하시키고 이산화탄소 발생을 증가시키며, 발전 설비의 수명과 성능을 단축시킨다.
에기평은 고수분 석탄의 부작용을 개선하고자 고수분석탄을 아예 산지에서부터 개선할 계획이다. 수분을 제거해 열량을 높이는 한편 품질을 고르게 가공해 자연발화률을 낮출 예정이다. 고수분 석탄은 인화성 높은 물질이 불규칙하게 섞여 있어 뜨거운 햇빛만으로도 스스로 불타기도 한다. 이를 방지해 자연발화률을 낮추는 작업을 ‘안정화’라고 한다.
산지에서 가공을 거친 석탄을 ‘업그레이드 석탄’이라고 부른다.
에기평은 업그레이드 석탄이 국내 발전소에서 안정적으로 혼소될 수 있도록 매뉴얼도 개발할 방침이다.
2013년 국내 발전용 석탄 수입량은 8000만톤 규모다. 2008년보다 1500만톤이 증가됐는데 인도네시아산 고수분 석탄 수입이 증가됐기 때문이다.
분진과 온실가스 발생으로 석탄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여전히 석탄은 ‘현역’이다.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경제가 급성장해 수요가 왕성하기 때문이다.
국내 고수분석탄 업그레이딩 시장은 2016년에 1000억원 규모로 시작해 2020년엔 4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석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30%에서 2020년 50%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외 시장은 2014년 10억달러에서 2020년 100억달러로 증가될 전망이고 점유율은 3%에서 10%로 커질 전망이다.
◇ 음식물 쓰레기, 열병합 발전소에 연료로 ‘부활’- 지금껏 말리는 정도에 불과했던 음식물 쓰레기, 슬러지, 축산분뇨의 연료화 작업이 향후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음식물 쓰레기, 슬러지, 축산분뇨를 한데 묶어 유기성 폐기물이라고 한다.
유기성 폐기물을 가축 사료나 연료로 사용한지는 오래됐다. 런던협약에 따라 2013년도부터 해양배출이 금지됐기 때문에 사람들은 연료로 만들어 재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2010년 유기성 폐기물은 하루 16만6752톤 발생했다. 이중 11.8% 정도인 1만9625톤이 에너지화가 가능하다. 이를 열병합발전에 이용 가능한 수준의 고형연료로 전환할 수 있다면 기존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선 유기성 폐기물을 LNG 열풍 건조기를 사용해 제조하고 있다. 연료가 LNG인만큼 투입하는 에너지 대비 생산 에너지양이 적어 에너지효율이 낮은 상황이 벌어졌다.
따라서 에기평은 유기성 폐기물을 연료로 만들 때 건조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연구에 뛰어들었다.
건조 슬러지를 다시 이용하거나, 폐열 회수, 공정 개선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파일롯 플랜트도 개발한다.
에기평은 유기성 폐기물 연료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에 기술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