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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다시, 나무를 보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4.12.25 11:29

인문학을 통해 바라본 나무의 인생학, 사회학, 생명학

[에너지경제 한상희 기자] 다시, 나무를 보다  (전 국립수목원장이 뿌리를 잃고 흔들리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신준환 지음 / RHK / 421쪽 / 1만5000원

30년간 나무만을 연구해 온 저자가 말하는 나무와 인생에 관한 신간이 나왔다. 

《다시, 나무를 보다》는 30여 년간 나무 연구자로 살아온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우리 시대의 독자들에게 인류의 오랜 지혜자 나무의 철학을 전하는 책이다. "나무는 흔들리지 않아서 강한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울려서 강하다."는 신준환 저자의 말처럼 서로 어울려 숲이 되는 나무를 보면 삶의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우리 눈앞에 서 있는 나무 안에 그 길이 있다. 

《다시, 나무를 보다》는 신준환 저자가 단독 집필한 첫 성인단행본으로, 고은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나무 이야기가 나무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우주와 인생 그리고 자연의 철리에 오묘하게 맞닿아 있다"며 "저자는 실로 높은 단계의 문장력으로 독자의 심금을 울릴 것이 틀림없다."며 경의를 표했다. ‘성찰하면 성장한다’ ‘위험을 감수하면 살아남는다’ ‘제대로 알면 원망하지 않는다’ ‘그 사람에 관해 모르는 것이 그에게는 상처다’ 등 자연과학도의 성실함과 문청의 섬세한 감수성이 빚어낸 나무의 아포리즘을 경청하노라면, 나무가 열어주는 인생의 방도에 가닿게 될 것이다. 

신준환 저자는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0년 국립산림과학원의 임업연구사를 시작으로 2014년 국립수목원 원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공직에 몸담았다. 

평생 직업으로도, 취미로도 산과 숲을 찾았던 자연과학도는 세상의 각종 파편들을 모아 나무에 대한 생각을 꾸려나가면서 자신의 삶을, 세상을 돌아봤다. 그 모든 것들이 한 권의 책으로 응축되어 성인단행본으로는 첫 단독 저술인 《다시, 나무를 보다》로 출간됐다. 독자들에게 이 책은 갑과 을만 난무하는 시대에 ‘사람답게 살고 있지 못하다’는 목마름을 해소시켜줄 계기가 될 것이다. 

나무에 대한 생각을 풀어 놓으면서 기형도와 백석의 시, 황진이의 시조, 판소리, 메를로 퐁티의 개념 등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을 활용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과학서적이라기보다는 한 권의 인문학 서적에 가깝다는 점이 흥미롭다. 

작은 꽃 하나가 피기 위해서도 시간적으로는 봄부터 소쩍새가 울어야 하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우르릉거리는 여름이 지나가야 하고, 단풍잎이 하염없이 떨어지는 가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시인에게는 잠도 오지 않아야 하며, 공간적으로는 숲이 통째로 필요하고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그렇게 아무리 작은 생명체이든, 아무리 거대한 생명체이든, 모두 지구와 태양이 이어지는 찰나에 목숨을 걸고 있다._35쪽

한상희 기자(h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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